팀 불로소득 (Bulosodeuk)의 게임 「레든 (Redden; 당시에는 iTool에서 iTem이라는 게임명을 바꾸는 단계에 있었다)]을 2014년 12월 5일 열린 「오픈 플레이 데이 (Open Play Day)]에서 플레이해보고 당일 남긴 비평이다. 해당 글은 현재 박성국이 추구하는 게임 비평 글쓰기와 그 성격이나 방향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팀 불로소득(Bulosodeuk)의 게임 iTool은 iTem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도구의 존재론적 지위에서 본 세계는 하이데거의 ‘구두’를 둘러싼 하이데거-샤피로-데리다의 논쟁으로 국내 대중 미술 비평계에서도 흔히 다뤄진 소재죠.

불로소득은 게임업계 거대 개발사 Blizzard의 로고를 패러디해 그 불온성(?)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데요. iTem은 인간이 아닌 도구가 주인공인 게임을 표방합니다. 흔히 projectile이라고 지칭되는 아이템은 게임에서 일시적으로만 현전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타격 대상(target)과 그 좌표가 일치하는 순간 부재하게 됩니다. 그것만이 projectile의 목적이고 여기 쓰이는 사물은 도구(tool)입니다. iTem은 여기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다만 도구로서 쓰이는 찰나의 시간을 극단적으로 늘려놨을 뿐이죠. 그러니 인간이 아닌 도구가 주인공이라 하더라도 그 수단(tool)으로서의 성격은 바뀌지 않습니다.

이건 게임 내에서도 명료하게 드러나는게 각 도구는 여전히 “그 자신의 서사(narrative)”가 아닌 도구의 주인들 — 그러니까 왕자, 닌자, 스나이퍼의 사냥, 암살, 저격이란 능동적 서사의 수단으로만 참여합니다. 그럼 그렇다고 게임이 도구의 시점이냐 그런 것도 아닙니다. 도구를 쫓는 제3자의 시선이죠. 그럼 메타-게임의 영역에서 볼 때 도구, 즉 사물로서의 게임과 작가의 분리가 이뤄지고 있냐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1. iTem은 여전히 목표에 닿아야 하는 도구로서의 투사체(projectile)입니다.
  2. iTem은 물건 주인의 이야기입니다.
  3. iTem의 유일한 시점은 도구가 아닌 도구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입니다.
  4. iTem의 기획이나 디자인은 작가주의적인 경향이 강합니다. ‘구두의 주인’에 집착하는 샤피로에 대한 데리다의 비판점은 샤피로가 작품의 진리를 ‘재현’과 ‘일치’로 보기 때문인데, iTem의 기획 · 디자인의 주인은 작가 성향의 두 개발자들입니다.

4를 부연하자면 이미 재현할 게임의 원작 소설이 존재하는 이상, 그리고 디자이너가 게임스러운 클리셰(Cliché)를 제거하는 시점부터 인간 아닌 도구의 이야기를 쓰는게 아니었단 사실입니다. 결론적으로 게임은 “도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 않습니다.

팀 불로소득이 Crowd Funding을 위해 제작한 Promotion Video

(팀 불로소득이 Crowd Funding을 위해 제작한 Promotion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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