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작성일: 2016년 12월 19일

Plain Text

“게임 기획자(planner)와 “게임 디자이너(designer)”는 그 정의가 서로 다른데도 동일한 외연을 가리키는 것처럼 쓰인다. 각 단어의 용례를 살피면 이 두 낱말들이 서로 의미가 혼재된 채 얼마나 명료하지 않게 쓰이는지 알 수 있다.

예컨대, IGC2016의 요시다 나오키(吉田 直樹)의 강연에서 일본 디렉팅 시스템 상에서 언급된 기획자는 planner의 사전적 정의에 가깝게 대규모 공정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세밀하게 계획하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이 강조된 형태이다.

위의 경우, 게임 플래너가 게임 디자인에 관여하는 역할은 전혀 없고 실질적인 디자인 권한은 디렉터에 집중된다. 물론 조직 방식의 차로 인한 낱말의 외연차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중요한 건 게임 디자인 요소를 빼고도 기획자에 가까운 업무가 발생한다는 것.

이처럼 내가 “게임 기획자”라는 낱말 자체에 짜증을 느끼는 건 일단 그 낱말의 정의 범주가 너무 넓다는 것. 적어도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 디자인(game design)이란 개념에 의존적인 이상 후자가 명료하게 정의되면 그에 따라 의미가 명료해진다.

근데 “게임 기획자”라는 낱말이 정의되려면 게임 기획이라는 개념이 명료해져야 하는데— 이게 디자인을 포함한다고 볼 수도 있고 위의 경우처럼 아닌 경우도 있다. 사전적인 정의로 가면 “일을 꾀하여 계획함”이라는 답도 없는 정의로 외연이 무한히 넓어진다.

더러 ““게임기획자”라 부르든 “게임 디자이너”라 부르든 상관없다”는 분들이 있는데, 특정 업무의 전문성을 진지하게 추구하는 사람이 “내 업무는 A이다”라고 일관된 기준을 가지고 정의하고 해당 정의를 정교화할 수단이 없다면 얼마나 만족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