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다시 확인하게 되는 건 “바빠(I’m busy)”라고 발화하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무능력 선언이라는 해석의 정당성이다. 왜냐면 바쁜 상태(busy state)는 맥락 의존적이라 일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적어도 내가 시간을 덜 할애하면 바빠지거든.

게다가 “바쁜 상태”는 ‘인식 영역이 좁거나 적다’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이는 발화자가 업무에 있어서 해당 업무의 의미나 가치, 프로세스 내에서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강력한 증거 중 하나이다. 업무 상으로 “바쁜” 건 자랑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나 바빠”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이유는 그들이 “바쁜 상태”를 정규직, 전문직, 지위, 아니면 최소한 벌이(earnings) 등의 사회적 트로피(trophy)로 환원해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론 딱히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그러니 업무 생산성을 높이려면 “바쁘다”라는 어근을 가진 단어를 절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 단어 자체가 나 혹은 내 업무의 본질을 왜곡하는(deceiving)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정말 “바쁘”다면 특정 업무를 위임하거나 미루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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